<희망과 절망사이에서> 남수평 서시장 전통상인회장





지금 우리는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그중에서도 영세 서민의 어려움보다 중산층의 몰락이 더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가의 힘은 바로 중산층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러한 문제의 발단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돼 온 것이 사실이다.



며칠 전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미래기획위원회에서는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중산층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으로 휴먼뉴딜 방안 이라는 걸 마련했다.



중산층이 붕괴 위험에 놓이자 빈곤층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일자리 유지와 창출을 지원하고 주거와 교육, 의료비 등 가계 지출을 줄여나갈 방침이며 저소득층의 탈 빈곤과 중산층 진입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이와 함께 빈곤이 대물림 되지 않도록 사교육 수요를 줄이고 육아 부담을 줄이는 영유아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란다.



이제는 사회적 관심과 문제가 영세자영업자, 영세서민, 농어민 등에서 중산층으로 확산 이동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러한 어려움들이 생기는가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겠으나 많은 정책입안자, 경제학자, 정치인, 재벌들도 마땅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 어불성설 일개 백두서생인 장사꾼의 의견까지 제시한다는 건 그만큼 서민중산층의 어려움이 심각한 수준에 와있고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우리주변에 가장 사람 사는 냄새가 진한 곳이 어디일까?

바로 재래시장이다. 생존경쟁의 막장이며 인간 삶의 비정함과 따뜻함, 영악함과 미련함, 기쁨과 슬픔, 분노와 한숨, 그리고 욕심과 나눔이 항상 공존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재래시장만큼 오욕칠정에 노골적인 곳은 없다. 단하나 재래시장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희망을 주었고 절망은 없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희망은 확대 재생산이다. 창조이고 발전이며 살림이었다.



세상은 항상 변하여간다는 진리가 있다.

변화는 피안의 세계를 지향한다. 인간세상은 고통스럽지만 이러한 진리 때문에 희망을 갖고 삶을 이어가며 살아가고 사라져간다. 이것이 변화이고 역사이며 살림이다.



변화를 거부한다면 진리를 거부하는 것이며 사람들을 절망으로 내모는 것이다. 학생부터 주부 가장 노인에 이르기까지 안타까운 자살소식은 절망에서 오는 것이다. 현 상황의 변화조짐 즉 희망이 없다는 말이다. 절망은 역사와 시간을 멈추는 것이다.



정치논리를 붙이면 진보개혁과 수구보수가 되는 것이다. 휴먼뉴딜 방안 이라는 것이 얼마나 서민과 중산층의 자전거를 밀어줄까? 우리들 삶의 표본인 재래시장이 속도를 잃고 비틀거리는 것을 함께 걱정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연 희망을 노래해도 괜찮을까? 위기의 재래시장 활로는 없는가?



이것은 내가 결론을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우리 모두의 공동행위의 공동결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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