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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공동체 경영이 마을 살린다…‘소득·공동체복원’ 일거양득여수 금오도 대유·소유마을 ‘영농조합법인버들인’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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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01  10: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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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 정신에 관광 사업 접목…지역경제 활성화

지역공동체 경영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는 등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지역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및 지자체 시책 사업 공모나 지역 특화자원을 활용한 사업에 지역공동체가 참여함으로써 지역이 되살아나고 주민의 삶이 행복해지고 있다. 특히 마을에 ‘없는 것’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을에 ‘있는 것’을 재창조하고 재생(산)해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행정 주도의 지역공동체 사업이 일자리 창출에만 매몰되다보니 공동체가 가진 본래의 가치나 확장성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서 줄탁동시(啐啄同時)의 정신이 필요하다. 줄탁동시는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어미 닭이 밖에서 쪼고 병아리가 안에서 쪼며 서로 도와야 일이 순조롭게 완성된다는 뜻이다. 지역공동체 역시 내부의 역량과 외부의 지원이 조화를 이룰 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진정한 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해 과거 우리나라 농촌에 내려오던 마을 단위의 생활공동체로, 상부상조 정신을 바탕으로 한 ‘두레’가 주목을 받고 있다. 조상들의 지혜의 산물인 협업 체계, 즉 옛날 ‘두레’ 정신에 관광 사업을 접목시켜 사라져가는 지역공동체를 회복하자는 구상이 ‘관광두레’이다.

‘관광두레’는 지역주민이 직접 만들어가는 ‘관광사업 공동체’를 의미한다. 관광을 통해 지역사회의 공동체 의식 함양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모여 지역 자원을 활용해 관광객을 불러 모아 소득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여기에 행정과 NPO(비영리단체)의 역할이 더해진다면 효과는 배가 될 수 있다.

   
▲ 여수 금오도 대유마을에 폐교를 리모델링해 조성된 야영장. 시는 7월 중에 위탁자를 선정,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야영장은 다목적실 3개, 화장실, 샤워실, 주차장 등을 갖추고 있으며, 텐트 16~17동을 설치할 수 있다.

비렁길 있는 서편 마을에 비해 동편 마을 상대적으로 침체
금오도 대유·소유마을 주민들 “우리 마을은 우리가 살린다”
마을 폐교 활용한 야영장 운영 위해 선진지 견학·법인 설립

‘관광두레’를 통해 침체에 빠진 마을을 살리려는 주민들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렁길로 유명한 여수 금오도의 대유와 소유마을 주민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주민들은 그동안 마을의 폐교(여남초등학교 유포분교)를 여수시가 리모델링해 야영장으로 조성, 위탁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선전지 견학을 다녀오는 등 준비를 해왔다.

주민 11명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는 지난 3월초 자비를 들여 1박2일 일정으로 남해군의 해바리마을, 사촌해수욕장, 남해길현미술관오토캠핑장, 다랭이마을, 두모마을캠핑장, 보물섬캠핑장, 남해어촌펜션캠핑장 등 10곳을 견학했다. 지난 5월 14일 추진위원 11명 모두가 참여한 영농조합법인버들인(대표 마충신)도 설립했다.

   
▲ 여수 금오도 대유‧소유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영농조합법인버들인’은 마을의 폐교를 활용한 야영장 운영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남해군의 해바리 마을 등 10곳을 견학했다.

주민들은 야영장 운영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단순한 마을의 경제적인 이익을 넘어 주민공동체가 운영하는 섬 지역 관광사업의 새 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다.

대유마을 김관숙(68·영농조합법인버들인 이사) 이장은 “한때 금오도에서 가장 번성한 마을이었다. 그런데 비렁길 코스가 없다보니 차만 다닐 뿐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어 요즘은 적막감만 가득하다. 폐교를 야영장으로 조성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민들이 용기를 내 준비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이장은 이어 “바다를 활용한 어촌체험 프로그램 등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오도 비렁길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면서 지난해 31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등 여수의 대표적인 힐링 관광지가 됐다.

하지만 비렁길이 나 있는 서쪽 마을들은 펜션 운영이나 금오도 특산물인 방풍 등을 판매해 주민 소득 창출로 이어지고 있지만 비렁길 코스가 없는 동편의 대유·소유·송고·함구미 마을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면서 주민들의 박탈감이 큰 실정이다.

   
▲ 여수 금오도 대유‧소유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영농조합법인버들인’ 김관숙(대유마을 이장) 이사와 오정빈 감사.

주민들의 야영장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이유가 또 있다. 1960년 4월 16일 유포국민학교로 설립돼 2000년 폐교될 때까지 학교는 40년간 주민들과 함께 해왔다. 영농조합법인버들인 일부 이사들도 이 학교를 졸업하고 마을에서 살아왔다. 자녀들도 대부분 이 학교를 졸업했다. 한때 대유·소유 두 마을을 합쳐 학생수(1~6학년)가 200여명을 넘을 정도로 규모가 컸지만 농촌 공동화로 인한 취학인구 감소로 결국 폐교했다.

특히 당초 학교부지는 주민들의 기부 등 공동 노력으로 마련됐으며, 건물도 주민들의 부역을 통해 지어졌다. 그래서 학교는 주민들의 유년시절 추억의 가장 큰 저장고이면서 세월에 곱게 걸러진 마르지 않는 마음의 자산으로 남아 있다.

마을 주민 오정빈(69·영농조합법인버들인 감사) 씨는 “마을 주민들의 많은 추억이 깃든 학교가 방치돼 있을 때는 가슴이 아렸다”며 “현재 주민들은 땀과 추억이 깃든 학교(야영장)를 남의 손에 맡기는 것보다 주민 모두가 힘을 합쳐 운영해 보고 싶은 바람이 강하다”고 말했다.

   
▲ 여수 금오도 대유·소유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영농조합법인버들인’은 마을의 폐교를 활용한 야영장 운영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남해군의 해바리 마을 등 10곳을 견학했다.

현재 대유마을은 54호에 100여명, 소유마을은 22호에 3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두 마을 주민들의 평균 연령은 75세에 달한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열정은 젊은이들 못지않다.

오정빈 감사는 “주민들이 야영장을 운영하려면 제대로 알아야했다. 남해의 경우 마을 관광 사업이 주민들에게 큰 수입원이 되고 있었다. 마을 리더들은 모든 경영을 투명하게 공개해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주민들은 서로 믿고 협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 여수 금오도 대유·소유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영농조합법인버들인’ 마충신 대표이사.
영농조합법인버들인 마충신(68·소유마을 이장) 대표이사는 “남해 견학을 통해 주민들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이다. 젊은 사람들만 사업을 하라는 법은 없지 않나. 서로 협력해 하나씩 풀어나간다면 우리 주민들도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마 대표는 “주민 소득도 창출되고, 희미해져가는 마을 공동체 복원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했다.

모든 준비 과정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광두레 프로듀서(PD)에 선정된 정태균(40) PD가 도왔다. 관광두레는 관광·문화 자원을 발굴해 주민들이 직접 사업체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 PD는 “금오도 비렁길이 유명해지면서 한해 수십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가지만 정작 지역 주민들의 실질적인 이득은 크지 않은 것 같다”며 “공공시설물을 지역 주민들이 운영함으로써 공동체 활성화와 소득 창출을 통한 섬지역 경제에 기여하도록 하는 의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돋이 명소 등 금오도 동쪽 편의 비경은 서쪽 편 못지않다. 제주도 전체를 잇는 422km의 올레길이 완성된 것처럼 비렁길도 금오도 전체를 연결하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 그리고 주민들은 농어업 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주민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은 또 있다. 여수시 남면지역 청년 30명으로 구성된 남면청년회(회장 김성일)도 최대한 돕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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