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공원 인도에 포차 17곳 설치…민원 꾸준히 제기
“공원 기능 저해, 음주·흡연, 고성방가 장소로 전락”
여수시민협, 국민권익위에 신고…시, “대책 마련 중”

▲ 낭만포차에서 관광객들과 시민이 음식을 먹고 있다.

여수밤바다가 여수의 대표적인 관광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여수시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원도심 해안가에 조성한 ‘낭만포차’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지역 시민단체가 낭만 포차의 불법 행위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버스킹 공연이 열리고 포장마차가 문을 연 이후 해양공원이 북적거리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적잖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민 보행권 침해, 휴식 공간 저해, 음주·흡연·고성방가 등에 대한 불만도 꾸준히 제기되면서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여수시는 지난 5월 4일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주고 관광객과 시민에게 지역을 대표하는 계절음식과 스페인 전통요리인 타파스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해 관광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취지로 해양공원 일원에 모두 17개의 포장마차를 선정해 ‘낭만포차’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포장마차에서 카드 결제기 사용을 의무화하고 월 매출액의 3%를 관광 기금으로 공익 기부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수 밤바다’에 낭만을 더하겠다는 애초 취지와 달리 술안주 중심의 음식에다 밤만 되면 이른바 2차 술 손님으로 가득 차 무질서가 확산하면서 관광객과 시민에게 실망을 안기고 있다. 음식 양에 비해 가격이 높다는 불만도 사고 있다.

이와 함께 인도는 물론이고 해양공원 곳곳에 의자와 탁자를 마련하고 술을 판매하고 있어 관광객과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시민의 보행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 포장마차 인근 버스킹 공연에서는 술을 마신 중년 남성과 여성이 색소폰 연주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이 연출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시민 양모씨는 “아이들과 함께 가족이 자주 오는데 공원이 술판과 춤판으로 변질돼 카바레에 온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독자 제공)

포장마차 인근 버스킹 공연에서는 술을 마신 중년 남성과 여성이 색소폰 연주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이 연출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시민 양모씨는 “아이들과 함께 가족이 자주 오는데 공원이 술판과 춤판으로 변질돼 카바레에 온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여수시청 홈페이지 ‘여수시에 바란다’ 코너에는 낭만포차의 문제점과 불만을 지적하는 비난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25일 임현택씨는 ‘낭만포차에는 낭만이 없어요. 민폐만 있을 뿐’ 제목으로 글을 올려 “어제 오래간만에 해양공원에 가봤습니다. 복잡한 머리를 식히려고 돌산대교의 야경과 밤바다를 보러갔습니다. 그런데 낭만포차라는 이름으로 포장마차들이 즐비하게 서 있더군요. 버스킹으로 인한 소음, 낭만포차에서 나오는 소음, 술자리에서 풍겨오는 음식 냄새와 술 냄새, 그리고 담배 냄새까지. 해양공원이 맞습니까? 해양술집구역으로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닙니까?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바다에 대한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하는 건데 이건 뭐 술판으로 여수를 기억하게 해둘 건가요? 바다를 보며 술을 마시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오픈된 공간에서 마시는 것은 보기 좋지 않습니다. 공원 아닌가요? 술을 먹을 수 있는 구역을 따로 만들어 특색 있는 건물을 짓게 하든지 해야지요. 해양공원을 월미도처럼 만들 생각이세요?”라고 낭만포차의 행태를 비판했다.

▲ 낭만포차에서 관광객들이 음식을 먹고 있다.

지난 19일 이안재씨도 ‘여수시에 바란다’에 글을 올려 “낭만포차 뒤로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너무 많습니다. 대부분 낭만포차 노점상인들 차량입니다. 낭만포차 뒤로 버스며, 트럭이며 지나다니는데 그 매연들 다 뒤집어 쓴 음식을 관광객에게 팔고 있는 게 말이 됩니까? 집기 세척, 포장마차 살균 소독은 어디서 하며, 여름철 냉장보관 되어야 할 음식들이 어디에 보관되어 팔고 있습니까? 그리고 그 뒤에서 월세 내고 가게 인테리어 몇 억씩 주고, 평생 모은 돈을 점포에 투자해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여수호구들입니까? 누구는 돈이 많아서 호구들처럼 비싼 임대료, 시설비, 관리비, 인건비 투자해가면서 장사합니까?”라고 비난했다.

지난 12일 김덕영씨는 “종포(종화동) 낭만포차거리의 흉물은 포차 운영자들이 주차해 놓은 화물차량으로 입구부터가 꽉 막힌 도로전체가 주차장이다. 이순신광장의 이순신로도 마찬가지. 왜 근절되지 않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법은 질서를 유지키 위해 있는 것인데 교통경찰만 서 있어도 해결 될 문제이다. 포차 운영자의 고질적인 불법주차부터 해결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낭만포차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여수시민협은 지난 21일 성명을 내어 “그동안 해양공원 낭만포차의 불법과 비위 행위와 관련해 여수시에 개선을 요구하고 2차례 기한을 줘 답변을 요구했으나 현재까지 답변이 없어 신고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여수시가 낭만포차를 개설한 취지와 달리 취약계층과 다문화가정은 없고 오직 술 판매만 남아 공원에서 음주흡연과 고성방가 등으로 시민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며 “여수시는 애초 취지대로 취약계층의 자립 기회를 제공하고 낭만포차의 주류 판매를 전면 금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19일 해양공원 낭만포차 인근의 건물.

여수시민협은 불법 행위 내용으로 공원 내 화기 사용, 공원 내 흡연과 청소년 음주, 식자재 트럭의 갓질 주차 등을 꼽았고 비위 행위로 이동식 테이블 설치로 보행권 침해, 공원 내 음주 행위, 불법 노점상 활개, 쓰레기 방치 등을 들었다.

또, 행정적 개선사항으로 2년 후 심사에서 떨어지는 포장마차의 불법 노점상 양산 우려, 공원의 역할 회복을 위한 술 판매 금지, 애초 취지대로 취약계층에 자립 기회를 주기 위한 포장마차 공적자금 투입, 공원 쓰레기 분리수거 계도 등을 여수시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여수시는 “음주와 흡연, 고성방가를 시가 허용한 것이 아니다”며 “주·정차 문제 해결을 위해 주·정차 금지구역 지정이나 CCTV 설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화기 사용과 테이블 설치에 대해서도 업체들을 상대로 계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청소년들에 대해서는 신분증을 확인하고 있으며 술을 팔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포차 인근에 설치될 가림막은 다목적용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음식 가격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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