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주철현 녹음파일 폭로 혼탁선거 ‘오명’
주철현 “공작정치 주도, 이용주 후보 사퇴하라”
이용주 “주철현 후보, 지선 때 금품 제공 논의”
‘상포의혹 논란 중심’ 김명식 대표 첫 입장 밝혀

▲ 여수갑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후보와 무소속 이용주 후보.


제20대 총선 당시 전남 지역 중 선거 혼탁 지수가 가장 높아 불명예를 안은 여수갑 선거구가 이번 선거에서도 최악의 혼탁선거를 재연하면서 또다시 오명을 뒤집어쓸 판이다.

특히 이번 선거 최대 쟁점이 되는 상포지구 특혜의혹 논란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주철현 후보의 5촌 조카사위 김명식 대표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 대표는 이날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선거에 출마한 주철현, 이용주 후보가 통신 및 다양한 방법으로 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켜 경고도 했는데도 반복되기 때문에 논란이던 사실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지만, 선거를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을 연 배경에 대한 의구심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먼저, 제21대 총선 여수갑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후보와 무소속 이용주 후보가 서로 ‘공작정치를 중단하라’며 녹음파일을 공개하는 등 막판 폭로전을 벌이며 혼탁선거가 이어지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후보 선대위는 14일 지난 20대 총선 당시 무소속 이용주 후보의 음성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하고 이 후보의 대시민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주 후보 선대위는 “이 후보는 당시 국민의당 후보로 경선에 나서서 상대 후보의 내연녀 의혹을 사전에 모의했다”며 “녹음파일에는 이 후보가 내연녀 사건을 쟁점화시키기 위해 사전에 모의하고 지시한 정황이 담겼다”고 주장했다. 2016년 제20대 총선 당시 모 후보에게 내연녀 의혹이 제기됐으나 해당 후보는 ‘근거 없는 공작정치’라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선대위는 또 주 후보의 5촌 조카사위이면서 상포지구 개발업체 김명식 대표와 한 언론인이 나눈 대화 녹취록도 일부 공개했다.

이 음성 파일에서 5촌 조카사위는 ‘이번 선거 때는 완전 시끄러워 용주 이 새끼가 보통 놈 여요?.......‘상포로는 못 이긴단 말이오’......‘근께 그거 가꼬는 안 돼, 인자 새로운 것이 있어야 돼’......‘이용주가 새로운 것이 없잖아, 지는 없지 나한테는 있지’라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김 씨는 “주철현 후보가 자신을 안 좋아하며, 자기 일을 잘 봐주지도 않고 챙겨주지도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 후보 선대위는 “2개의 대화 내용을 통해 주철현 후보가 5촌 조카사위에게 상포 특혜를 주지 않았다는 것과 이용주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녹음파일 제공을 주 후보 5촌 조카사위가 제공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혹을 언론사에 흘린 뒤 보도가 나가면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온·오프라인으로 확산시키는 방법이 전형적인 이 후보의 공작정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용주 후보는 2016년 국회의원 선거, 2017년 대통령선거, 그리고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작정치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용주 후보에게 시민들 앞에 공작정치에 대한 공개 사과와 함께 후보사퇴는 물론 정계 은퇴를 촉구했다.

앞서 이용주 후보는 13일 주 후보와 주 후보의 5촌 조카사위 김명식 대표와의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이 후보는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여수시장 후보경쟁을 벌이던 주철현 후보 측이 경쟁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금품을 제공키로 약속했고, 실제로 일부가 제공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녹음파일 속 주 후보는 5촌 처조카로 알려진 김 씨를 평소 잘 알고 있고, 함께 탄 차 속에서 박모 씨에게 금품 제공, 해외 도피, 민주당 지도부와의 접촉 등 선거 준비를 함께해온 아주 절친한 관계이자 핵심참모 역할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 주철현 후보 5촌 조카사위 상포지구 개발업체 김명식 대표.


김명식 “이용주·주철현 자신을 사기꾼·전과자로 말해 명예훼손”

상포지구 특혜의혹이 불거진 후 3년 가까이 어떠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주 후보의 5촌 조카사위 김명식 대표는 14일 오전 10시 여수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두 후보가 자신을 사기꾼, 전과자로 말해 명예를 훼손시켜 고문 변호팀에 법률 자문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전날 이용주 후보가 공개한 자신의 육성이 담긴 파일에 대해서 “어제 이용주 후보가 공개한 녹취 파일은 2014년 자신이 주철현 당시 시장 후보와 나눈 대화 내용은 맞으며 운전기사를 포함해 3명이 있었지만 저는 녹음한 적이 없다”면서 “이 후보에게 녹음파일을 갖다 줬다고 하는 말은 단어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할 것 같다”고 공작설을 부인했다.

상포지구 특혜 논란에 대해서는 “30년 동안 인가가 나지 않아 흉물이었고 허가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다 보니까 다소 특혜의 오해가 없진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상포는 기획부동산들이 정상적인 거래 관계가 아니라 비정상적인 거래 관계로 발생 된 것이기에 저와는 상관없고 다만 앞으로 지구단위 계획은 여수시의 공적자금 투입이 아닌 토지주가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주철현 후보의 상포 연관성에 대해 “상포지구는 땅을 구하러 다니던 중 주철현 전 여수시장의 비서실장 김 모 씨를 통해서 알게 됐다”며 “김 실장은 공사과정서 일주일에 두세 번씩 와서 현장을 체크하고 갔다”고 말했다. 그는 “인허가 과정서 주 시장에게 보고됐으니 허가가 나지 않았겠냐. 부분적으로 주 시장과 교류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주 후보가 부인한 것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몰랐다고 하는데 뭐라고 표현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돌산 상포지구는 삼부토건이 1986년 12만5400㎡를 매립한 뒤 1994년 전남도의 조건부 준공을 받았다. 배수시설과 도로 등을 만들지 못해 20여 년간 사업이 중단됐다가 2015년 상포지구 개발업체 여수국제자유도시개발이 땅을 매입했고 택지개발을 재개하면서 잡음이 불거졌다. 특히 이 회사 김명식 대표가 주철현 전 시장의 5촌 조카사위로 알려지면서 특혜의혹이 일었다. 검찰과 경찰이 특혜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벌였으나 당시 시장이었던 주 후보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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