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경제청, 해상케이블카 등 기반시설 연륙교 개통시기 맞춰 동시 오픈
지역 시민단체‧시의회 “레지던스 부동산 투기 조장 우려…당초 취지대로”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조감도. (사진=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조감도. (사진=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제공)

미래에셋컨소시엄이 추진하는 1조 5000억 원 규모의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다음 달부터 본격 추진되는 가운데 생활형숙박시설(레지던스) 건립이 추진되자 부동산 투기지역 변질 우려가 나오면서 지역 시민단체가 레지던스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나서는 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미래에셋컨소시엄이 당초 약속했던 관광시설 투자는 소극적이고 수익성이 높은 숙박사업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나타내고 있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제기된 투기의혹에 당초의 큰 그림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는 등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으나 지역사회의 우려의 시선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컨소시엄 측이 명확한 입장 발표를 통해 이 같은 우려를 씻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생활형숙박시설의 전남도 건축·경관심의를 앞두고 광양경제청은 19일 보도 자료를 내어 미래에셋컨소시엄의 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오는 5월 해양친수 공간 공사착공을 시작으로 관광테마 시설 공사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컨소시엄 측은 2019년 12월 상업시설, 마리나 등 다양한 관광시설을 선라이즈 워터프론트 숙박시설 지구에 집적화하는 총사업비 1조 5000억 원 규모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이 계획은 세계적 관광지인 싱가포르 센토사 및 마카오 사례와 최신 관광 트렌드 분석에 따른 것이다.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내  선라이즈 워터프론트 호텔·콘도. (사진=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내 선라이즈 워터프론트 호텔·콘도. (사진=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제공)

관광테마 시설에는 실내·외 워터파크, 마리나, 해상케이블카, 엔터테인먼트센터, 대규모 상업시설, 1천석 규모의 회의장 등이 들어선다. 이 시설은 해양친수 공간, 해수풀, 인공해변, 해양레포츠시설, 실외공연장(광장), 해안산책로 등과 인접하며 이와 별도로 근린공원 2개소를 기존 마을 인근에 설치한다.

관광테마 시설은 시민과 관광객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연륙교 개통 일정에 맞춰 2024년 12월까지 호텔·콘도 등 숙박시설과 함께 공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컨소시엄 측은 해양친수 공간 일대 공유수면에 설치할 예정인 해수풀, 인공해변, 해양 레포츠 시설 등과 관련해 해역이용 협의 및 공유수면 점사용 등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인허가 절차를 마치면 즉시 시설공사에 착공해 2024년 12월 개장할 예정이다.

실내·외 워터파크, 해상케이블카, 대규모 상업시설, 마리나 등 선라이즈 워터프론트 숙박시설 지구에 들어서는 관광시설은 경호초등학교 이전이 완료되는 2022년 12월 공사에 들어가 2024년 12월 완료할 계획이다.

광양경제청은 투자이민을 장려하고 비수기에도 관광단지를 활성화 하려면 장기형 숙박시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관광테마 시설이 완공돼 운영이 시작되는 2025년 이후에는 연간 385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역 시민단체와 여수시의회 등은 경도 레지던스 건립 계획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수 경도에 건립 예정인 타워형 레지던스 조감도.
여수 경도에 건립 예정인 타워형 레지던스 조감도.

지역 8개 시민단체, 미래에셋 경도 레지던스 철회 촉구
시의회, “부동산 개발 위주로 변경 우려…공공성 강화”
“전남‧경제청‧여수시 취지대로 이행여부 관리·감독해야”

여수참여연대, 여수시민협, 여수YWCA, 여수YMCA,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여수환경운동연합, 일과복지연대, 전교조여수지회 등 여수지역 8개 시민단체는 20일 성명을 통해 “당초 약속했던 관광시설 투자는 뒷전이고 수익성 높은 생활형숙박시설에 투자하려는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며 “28만 시민을 우롱하는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은 느닷없는 생활형 숙박시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미래에셋이 1조5000억 원을 들여 경도 일원 65만평 부지에 세계적인 해양관광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시민들은 박수치며 환영했다”며 “그런데 당초 약속했던 관광시설 투자는 뒷전이고 수익성이 높은 생활형숙박시설에 투자하려는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업은 신월동과 경도를 연결하는 연륙교가 발표되고 나서 이뤄진 것이라 애초부터 경도개발보다는 투기를 목적으로 하려는 미래에셋의 은밀한 계획이 들통 난 것”이라며 “연륙교 계획이 확정되자 미래에셋은 기다렸다는 듯이 사업안 변경을 신청했고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승인했다”고 했다. 신월동과 경도를 연결하는 연륙교는 국비와 지방비 1134억 원이 투입되는 진입도로와 교량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20일 지역 시민단체가 여수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에셋이 경도에 추진하는 생활형숙박시설 건립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일 지역 시민단체가 여수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에셋이 경도에 추진하는 생활형숙박시설 건립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시민단체는 “미래에셋은 총사업비의 20%에 해당하는 불과 230억 원의 투자로 국민과 여수시민의 혈세를 이용해 자기들의 이권을 챙기려는 꼼수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전남도와 여수시에 대해서도 “전남도와 여수시는 국비를 포함해 1178억 원의 국민의 혈세로 경도 진입도로 1.33km 개설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는 미래에셋의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셈”이라면서 “방관만 하고 있는 전남도와 여수시의 행태는 지역민과의 약속을 스스로 저버리는 묵과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시민단체는 미래에셋이 약속한 경도의 세계적인 관광단지를 조성 이행, 광양경제청의 미래에셋 사업 변경승인 취소와 행정의 관리 감독 강화 등을 촉구했다.

여수시의회도 이날 오후 2시 제210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세계적 관광 휴양지로 만들기 위한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 촉구 건의안’을 내고 “지난해 10월 경도지구 개발 및 실시계획 변경으로 타워형 레지던스 시설에 집중돼 당초 취지와 다르게 부동산 개발 위주로 변경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역사회의 의심이 깊어지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컨소시엄 측은 마리나 시설 자리에 지하 3층 지상 29층 규모의 타워형 레지던스 11개동 1184실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시의회는 이어 “1200억 원의 경도 진입도로 연륙교 건설이 해양관광단지 개발을 위한 것임을 상기하고 당초 취지와 달리 진행될 경우 특혜를 줬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의회는 “당초 사업시행자는 약속한대로 기업의 이익 창출보다는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와 공공성을 고려한 관광시설 산업을 적극 추진할 것과 전남도, 광양경제청, 여수시는 경도해양관광단지 개발이 부동산 투기사업으로 전락하지 않고 세계적 수준의 관광단지 조성이 될 수 있도록 행정 지도에 만전을 기하라”라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