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이 부족한 진로체험과 대학 지원 시스템
창의성과 다양성 무시한 산단 위주 취업 우선
여수시, 청년정책 홍보 접하기 힘들어

청년들은 왜 여수를 떠나려고 하는가? 인구 유출의 심각성은 이미 오래된 얘기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는 미래가 없다. 외지 관광객들로 도시는 채워지고 정작 도시를 움직이고 이끌어야 할 미래 세대 청년은 떠나고 있다. 밀물처럼 도시를 채웠던 관광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도시의 공허함은 여수 미래를 보여준다. 겉으로의 화려함 속에 감춰진 여수의 속살은 허약하기 그지없다. 청년의 눈으로 여수를 보았다(2회에 걸쳐 싣는다)

(2) 꿈이 사라지는 청소년, 교육 부재

여수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시설도 많이 부족했다. 교육의 빈부격차와 지방교육부재는 늘 화두됐던 문제다. 이를 해결하는 것은 교육부가 안고 있는 큰 숙원이다. 그래서 ‘교육부재’는 여수시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비슷한 규모인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도 부족한 여수 교육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여수시는 ▲과학영재학교 ▲외국어고와 같은 특수목적고는 물론이고, 문화인력을 양성하는 ▲예술고 하나 없는 형평이다.

광주·전남 특목고로는 ▲광주과학고(광주) ▲전남과학고(나주) ▲경남과학고(진주) ▲전남외고(나주) ▲광주예고(광주) ▲전남예고(무안) ▲한국창의예술고(광양) 이 있다. 가장 가까운 특목고는 재작년 개교한 광양시 한국창의예술고등학교로 전라남도 공립이다.

여기서 특목고나 예술고로 진학하려는 청소년들은 선택해야 한다. 여수를 떠나거나 꿈을 포기하거나, 스스로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셈이다.

방법은 한 가지 더 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해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 그런데 그 학생들은 사교육마저도 여수엔 부족해 서울까지 가야하는 실정이다. 심지어 청소년을 위한 문화체험공간이나 흔한 문화센터마저 없으니 말이다.

진로체험의 기회도 적었다. 여수시에서 준비한 진로체험교육 프로그램은 대부분 초등학생 대상이거나, 산단 인력 위주였다. 모든 교육 지원 시스템이 다양성과 창의성의 중요함보다는 취업 중심으로 가고 있다.

작년부터 시작한 청소년 진로체험 행복카드 지원 사업이 있지만 자유학기제와 연계해 이뤄진 사업인만큼 중학교 1학년 재학생(만 13세 학교 밖 청소년 포함)에게만 해당된다.

여수 교육 지원 시스템, 창의성이나 다양성 아닌 산단 위주의 취업 목적

고등학생에게 주어진 주된 프로그램은 대입 상담뿐이었고, 그마저도 수시/정시철에 약 한 달간 시간별 10명 전후 선착순 모집이었다. 지난 23일 기준, 전남여수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여수지역 내 고등학생은 약 7230명이다.

그나마 교육부에서 실시하는 직접 직업을 체험하며 직업인의 삶을 경험하고 꿈을 찾아가는 교육 기회 ‘꿈길’이 다였다.

반면 인근 순천시는 교육지원청 내 진학지원센터를 따로 두어 수시로 학생들이 입시상담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예술교육자원 배너를 따로 두어 예술교육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 및 축제 등을 정리해 예술인의 성장을 시에서 함께 도모했다.

학문을 탐구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하다.

▲여수 한영대학교 전경.
▲여수 한영대학교 전경.

여수에 있는 단 두 곳의 대학. 한영대와 전남대 여수캠퍼스엔 ▲인문대학 ▲자연과학대학 ▲예술대학 등이 없다. 대신 한영대학교의 국가산단특성화계열과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의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2019년 산단 전문 인력 배출을 위한 산학융합캠퍼스 석유화학공학과가 자리하고 있다.

대학의 본질인 기초 학문 탐구보다 산단 인력 양성을 중심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전남대학교 산학융합캠퍼스(여수)전경.
▲전남대학교 산학융합캠퍼스(여수)전경.

여수시 인구는 2012년 약 29만 명에서 2021년 약 27만 명으로 2만 명 감소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 감소는 전국적인 추세라고만 보기엔 순천시는 같은 기간 인구가 1만 명 증가는 왜, 청년이 여수를 떠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최성수(22.대학생)씨는 “여수시나 지역 정치권 등 정책을 입안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청년들이 여수를 떠나는 것은 취업도 중요하겠지만 그들만의 노는 공간과 쉼이 없기 때문이다. 추억과 열정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없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김윤지 대학생 인턴기자  yunjixyz@gmail.com

■여수시 청년정책 홍보, 형식적인 행정으로 치우쳐

▲여수시는 관광산업이 경제의 한 축으로 서 있다. 하지만  여수 밤바다를 즐기는 여수 청년은 도리어 여수를 떠나고 있다. 여수시 야간 경관.
▲여수시는 관광산업이 경제의 한 축으로 서 있다. 하지만  여수 밤바다를 즐기는 여수 청년은 도리어 여수를 떠나고 있다. 여수시 야간 경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각 당 후보들은 연일 앞다퉈 청년을 강조하고 청년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청년은 대한민국의 중심에 서 있다.

고용진 여수시의회 의원은 “청년에게 희망이 없다는 것은 그 사회의 미래 또한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며 “청년들이 떠나고 난 여수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청년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여수시의 청년 정책의 현실은 어떠한가? 타 시군에 비해 소극적인 정책 입안은 아니라고 본다.

청년들…여수시 추진하는 정책, 접하기 힘든 형편

하지만 청년들은 여수시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접하기 힘든 형편이다. 이는 형식적인 보여주기 식 행정으로 흐를 수 있다. 홍보를 청년과 밀접한 공간을 활용한 방안 등을 세밀하게 세워 청년들이 참여 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줘야 한다.

현재 여수시는 ▲참여·소통 ▲일자리 ▲문화 ▲주거·복지 분야로 나눠 청년참여예산제, 전남 청년 창업지원사업, 대학생 행정인턴사업, 청년 페스타, 청년 취업·창업 및 교양도서 지원 사업, 청년취업자 주거비 지원사업 등 59개의 청년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76개의 청년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인근 지자체인 광양에 비해 다소 부족하지만 52개의 청년정책을 시행하는 서울특별시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여수시의 올해 예산은 청년과 관련된 정책 및 사업에 국비와 도비를 포함해 100억여 원의 사업비를 투입했지만 많은 정책에 비해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남대 여수캠퍼스를 다니며 사업의 꿈을 키우고 있는 강원일씨(남·26)는 “좋은 정책이 있어도 관심이 없으면 알기 힘든 구조다”며 “보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홍보로 청년들의 관심을 끌고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남대 여수캠퍼스를 다니며 여수산단에서 근무하는 A씨, 역시 “타지에서 학업과 취직을 위해 여수에 정착하여 2년째 거주 중이다”며 “그동안 모르고 있던 청년정책이 대부분이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홍보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대전광역시의 경우 여수시와 같이 홍보 부족 문제가 제기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정책문자알림서비스와 유튜브 등을 활용해 좋은 성과를 거두어냈다.

특히 유튜브를 이용한 홍보에서는 허태정 대전광역시장이 래퍼로 출연해 주요 정책을 힙학곡으로 공개해 홍보하기도 했다.

여수시도 홍보 부족 문제에 빠른 대처를 통해 좋은 정책이 청년들에게 실지질적으로 희망을 줘야 할 시점이다. 
유승완 대학생 인턴기자 seungwa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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