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32만 2030명, 2021년 27만 6762명으로 20년간 4만5268명 줄어
시전동‧쌍봉동‧소라면‧여천동‧주삼동 제외, 나머지 22개 읍면동 인구 감소
남면‧중앙동 등 11개 ‘고위험’…지역 간 균형과 삶의 질 개선 정책 절실

위기의식과 대응 부족으로 인구가 감소해 소멸 대열에 끼어든 지 수년이 지나는 동안 여수시는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한 사실상 무기력한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심각한 것은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다는 데 있다.

현실적으로 인구를 늘릴만한 여건을 갖추기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양질의 일자리부터 정주여건, 보건·복지 서비스 등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다 효과적인 길을 찾아야 하는데 답을 얻기도 쉽지 않다. 인근 순천, 광양, 고흥 등 지자체와 행정구역을 넘는 협력도 중요해지고 있다. 각 지자체가 눈앞의 이익에 몰두하는 것만으로는 이젠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에 <뉴스탑전남>은 인구 소멸 현상과 대책, 과제 등을 짚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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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 원도심 모습. (사진=뉴스탑전남)
▲ 여수시 원도심 모습. (사진=뉴스탑전남)

전남 여수시의 인구 감소가 20여 년간 지속되면서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은 이른바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도 62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신도심 개발에 따른 지역별 인구 편차가 갈수록 심화하면서 지역 불균형도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여수시 27개 읍면동 가운데 17개가 인구소멸 ‘위험’ 진입 단계, 11개가 ‘고위험’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멸위험이 낮은 지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여수는 전체적으로 관광 활성화와 도심지 개발에 따른 인구 집중화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교통 혼잡과 하수처리 등의 부작용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인구 편차에 따른 구도심과 신도심의 격차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정주여건 측면에서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998년 12월 기준 32만 9409명이던 여수 인구는 2006년 29만 9439명으로 30만 명대가 붕괴한 이후 2013년 28만 9857명으로 29만 명대, 2020년 27만 9854명으로 28만 명대가 무너졌다. 2021년 12월 기준 27만6762명으로 23년 만에 인구 5만2647명이 줄었다. 2022년 11월 기준 인구는 27만4914명으로 지난해보다 1848명이 감소했다. 이대로라면 27만 명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는 지역 내에서 택지개발 등으로 조성된 신도심으로 인구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는 점이다.
 

▲ 2001년, 2011년, 2021년 여수시 읍면동 인구 변동. (자료=통계청 국가통계포털)
▲ 2001년, 2011년, 2021년 여수시 읍면동 인구 변동. (자료=통계청 국가통계포털)

20년 전과 비교해 관내 27개 읍면동 중 인구가 감소한 지역은 전체의 81.4%인 22곳에 이른다. 특히 구도심 지역의 인구 감소가 심각하다.

20년 동안 감소한 인구수는 여서동이 9648명으로 가장 많았다. 2001년 2만7940명이던 여서동은 지역 읍면동에서 인구가 가장 많았으나 2021년 1만8292명으로 1만 명 가까이 줄었다.

이어 국동 6838명, 삼일동 6721명, 대교동 6663명, 광림동 5386명, 미평동 4875명 등이었다. 20년 동안 3000명 넘게 인구가 감소한 곳은 14곳이었다.

20년 전과 비교해 인구가 증가한 5곳은 시전동 1만4570명, 소라면 1만1914명, 쌍봉동 6653명, 여천동 2671명, 주삼동 1977명이다.

시전동은 20년 전 2만3767명에서 지난해 3만8337명을 기록하며, 27개 읍면동 중 인구수가 가장 많다. 소라면도 2001년 9612명에 불과했으나 2021년 2만1526명으로 크게 늘었다. 시전동과 소라면 인구가 증가한 것은 웅천, 죽림 등 택지개발에 따른 신도심 조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들 지역은 택지 추가 개발 등에 따른 인구 유입이 지속될 전망이다. 죽림1지구는 계획세대 5776세대, 계획인구는 1만3864명이다.

2001년 2만5303명이던 쌍봉동(학동, 소호동, 안산동) 인구는 2011년 3만7547명(1만2244명 ↑)으로 늘었다가 2021년 3만1956명(5591명↓)으로 감소했다. 인근 지역의 신도심 조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소제지구 택지개발이 완료되면 늘어날 전망이다. 소제지구는 계획세대 3193세대, 계획인구는 7985명이다.
 

▲ 소호동에서 바라본 웅천동 모습과 웅천~소호를 잇는 선소대교 야경. (사진=여수시)
▲ 소호동에서 바라본 웅천동 모습과 웅천~소호를 잇는 선소대교 야경. (사진=여수시)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여수 17개 읍면동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돌산읍, 율촌면, 화양면, 남면, 화정면, 삼산면, 중앙동, 충무동, 대교동, 삼일동, 묘도동 등 11곳은 소멸 고위험지역인 5등급이었다.

동문동, 한려동, 광림동, 서강동, 국동, 월호동 등 6곳은 소멸 위험지역인 4등급이었다. 4등급 중 동문동, 한려동, 광림동, 서강동은 소멸위험지수가 높아 머잖아 5등급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소멸위험지수가 가장 낮은 1등급은 없다. 소라면, 여서동, 문수동, 미평동, 둔덕동, 만덕동, 여천동, 주삼동 등 8곳이 소멸위험 주의 단계인 3등급이었다. 쌍봉동, 시전동은 소멸위험이 보통인 2등급이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11월 기준 시전동 인구는 4만 명(4만 2056명)을 넘어섰다. 소라면, 쌍봉동과 월호동이 소폭 증가했을 뿐 나머지는 읍면동은 감소했다.

인구가 많은 지역에 금융‧문화·교육‧체육시설 등 생활 SOC시설은 물론 상점, 의료시설 등 편의시설도 밀집한다는 점에서 읍면동 간 성장 불균형이 우려되고 있다.

쌍봉동에는 여수시청과 산단 사택, 금융기관, 상가 등이 밀집해 있다. 웅천택지지구를 포함하고 있는 시전동은 인구가 유입되면서 이순신공원과 이순신도서관. 육아종합지원센터, 어르신 다목적체육센터, 예울마루, 친수공원, 마리나 등이 조성됐다. 여기에다 시립박물관과 시립미술관, 이순신국민체육센터, 병원 등이 추진되고 있다.
 

▲ 여수 원도심. (자료사진=마재일 기자)
▲ 여수 원도심. (자료사진=마재일 기자)
▲ 개발이 진행중인 여수 죽림지구. (사진=뉴스탑전남)
▲ 개발이 진행중인 여수 죽림지구. (사진=뉴스탑전남)

죽림2지구 개발이 완료되고 1지구 개발이 추진 중인 소라면도 인구 유입에 따른 각종 기반 시설이 차차 입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구도심과, 읍면, 농‧어촌 동은 인구가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도심은 관광 활성화 등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고는 하지만 정주여건 측면에서는 신도심에 비해 열악한 실정이다. 웅천지구는 학생 수가 넘쳐나는데 학교가 부족한 반면 구도심은 학생 수가 줄면서 교실이 텅텅 비는 실정이다.

구도심에 있던 여수세무서,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여수세관 등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대부분이 구 여천시로 이전하거나 통합됐다.

여수시는 문수, 한려, 국동이 도시재생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고 여서‧문수지구 활성화 및 도시계획 정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소제‧죽림택지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율촌‧만흥택지개발이 예정돼 있어 향후 인구 유입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인구 쏠림 현상에 따른 상권 공동화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인구는 감소하는데 택지개발, 부동산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지역 간 불균형, 부익부 빈익빈 등 외적 성장의 폐해를 해소하고 지역 간 균형과 삶의 질 개선에 중점을 둔 미래지향적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마재일 기자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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