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불꽃축제는 지속가능할까<하> ‘현장 행사’ 한계점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축제가 기획돼야 한다.

▲ ‘2016여수밤바다 불꽃축제’가 화려함 속에서도 교통난 및 일부 업소의 자릿세 요구 등으로 얼룩졌다. 시민과 관광객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준비 부족 등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도 남겼다. (사진=여수시의회 여철주)

기존의 지역 축제들도 나름의 좋은 역할을 하고 있고, 시민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이들 축제는 거의 대부분 재원을 세금에서 충당한다. 또 이들 축제는 어떤 새로운 창작물이 나오게 하는 창조적 문화행사라기보다는 기존의 있는 문화상품을 재생해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축제를 지속시킬 수 있는 동력은 역사성과 장소성은 물론 공동체성과 지속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물론 관람객이 적다해도 이어가야 하는 축제도 있다. 요즘에는 ‘관중 동원력’도 무시할 수 없는 축제 지속성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많이 참여하고 즐기고 치유가 되는 축제가 성공한 축제라고 할 수 있다.

행정 입장에서는 관중이 동원되는 한 이번 불꽃축제처럼 26만 명(시 추산)이 관람했다고 한다면 행사가 성공적이라고 자평할 것이다. 그러나 축제의 성패가 관중 동원력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도 아니다.

여수라는 국한된 장소를 벗어난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그야말로 ‘현장 행사’라는 데 한계점이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인터넷이다. 시는 행사장에 오지 못하는 시민과 외지 관광객을 위해 인터넷 및 모바일로 생중계했다. 하지만 여기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올해 축제에 오지 못한 관광객들이 내년에 방문할 수 있도록, 그리고 도시 이미지 업그레이드 차원에서 새로운 형태의 축제가 기획돼야 한다.

특히, 유튜브라는 매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여수불꽃축제를 개인이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벌써 꽤 올라와 있다. 세계인이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가수 싸이가 증명한 바 있다. 이제는 가수들도 음원 발매와 동시에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려놓으면 팬들은 무료로 그것을 보고 즐기며, 그 가수의 음원에 대해 알게 되고 구매하게 된다. 구매하지 않더라도 그 영상을 1만 명 이상만 보면 광고가 붙게 되고, 그 영상의 소유자는 광고로 인한 수입을 얻게 된다. 싸이의 세계적인 히트곡인 ‘강남스타일’의 홍보가 이 유튜브를 통해 이뤄졌고, 이를 통해 전 세계에 자신의 음악을 홍보한 효과에 더불어 서울의 강남역 또한 명성을 얻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매년 세계 최고 수준의 재즈 뮤지션들을 모아 ‘몬트리올 국제 재즈 페스티벌’을 연다. 세계 각지에서 2백만여 명이 온다. 이 재즈 페스티벌이 처음부터 대단했던 건 아니다.

우선, 재즈라는 대중문화 콘텐츠가 가진 보편성과 독특함, 역사성이 주효했다. 2주 동안 열리는 축제 기간 낮 12시에서 밤 12시 반까지 라틴 재즈, 브라질 재즈, 쿠바 재즈, 아프리카 재즈, 현대 재즈, 전자 재즈 등 전 세계 거의 모든 종류의 재즈 공연이 이어진다. 재즈 페스티벌 기간에 열리는 500여 개의 콘서트 가운데 70% 정도는 15군데의 야외무대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무엇보다 어린이의 눈에 맞춰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다.

성공적인 축제 뒤에는 음악계와 주정부 등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콘텐츠 이용자들의 타깃팅과 정확한 니즈 파악, 콘텐츠를 꾸미는 매력적인 콘셉트, 그리고 대중을 위한 애정 어린 마음 등의 진정성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특히 축제 기간 공연은 화질, 음향 모두 최고 수준의 동영상으로 제작되고, 이 동영상 밑에는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이라는 인터넷 서명(일명 시그니처)이 쓰여 있다. 따라서 이 뮤지션들의 동영상이 노출되면, 자연히 ‘몬트리올’이라는 도시까지도 노출된다. 당연히 이 동영상으로 인해 몬트리올은 대단한 뮤지션들이 공연하는 도시로 각인되고, 이 도시의 브랜드 가치는 올라가며 그 파급효과는 동영상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한 영원히 볼 수 있다.

여수의 축제도 이제는 다른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만큼 이 행사가 주는 파급력도 생각해야 한다. 파급효과를 위해서는 새로운 문화 창작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동력이 있어야 하고, 또한 전 세계로 이들을 실어서 나를 수 있는 동영상 등 유튜브로 제작할 수 있을 만한 예술적 형태와 높은 퀄리티가 보장돼야 한다.

여수의 축제를 통해 만들어지는 예술작품들이 전 세계를 스스로 돌아다니면서 여수를 홍보하게 하는, 그런 새로운 형태의 축제를 기획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제해양관광도시를 지향한다면 여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축제를 알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때이다.

여수가 불꽃축제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것은 다행이다. 아름다운 해변이 있고, 유람선 관광객 유치가 가능하고, 돌산·거북선대교가 있어 더욱 멋진 연출이 가능하다.

▲ ‘2016여수밤바다 불꽃축제’가 화려함 속에서도 교통난 및 일부 업소의 자릿세 요구 등으로 얼룩졌다. 시민과 관광객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준비 부족 등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도 남겼다. (사진=여수시)

화려하고도 허망한 것이 불꽃쇼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 고민해야

불꽃의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의 기쁨의 총량이 계량할 수 없을 만큼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화려하고도 허망한 것이 불꽃쇼다. 불꽃축제가 ‘관성에 의해 계속돼야 하는지’, ‘앞으로 꼭 필요한 축제인지’ 등 매년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

자라나는 미래세대에게 덜 오염된 환경을 물려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을 취해야 한다는 시각도 엄연히 존재한다. 불꽃놀이용 재료는 산화제와 환원제, 접착재료, 발사약, 착색제 등의 첨가물이 다량 들어가기 때문에 불꽃이 발사될 때 인간과 환경에 손상을 입히는 납, 바륨, 크롬, 염소산염, 다이옥신 등의 독성물질을 배출한다고 이미 뮌헨대학 교수가 보고한 바 있다.

지난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불꽃축제가 일시적으로 대기 오염물질을 42%까지 증가시킨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불꽃축제를 보는 이들은 즐거운데 실제 지구 대기에는 독성 효과를 준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불꽃축제에서 대기가 습하다 보니 연기가 다소 많이 발생해 연소된 화약 재 등에 관람객들이 그대로 노출됐다.

지난 2008년과 2010년 여수시 소호요트경기장 등에서 세계불꽃경연대회가 열려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으나, 연기와 분진에 따른 환경문제와 폭죽이 터지는 소리에 대한 항의성 민원 등이 거세지면서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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