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관광 양적 성장에 경고음도 커진다 ① 여수시가 관광의 양적 팽창만 외칠 것이 아니라 고질화 조짐을 보이는 불만족 요인을 차단해 질 높은 관광과 시민 생활의 균형점을 찾는데 주력해야 할 때다.

양적 성장에 따른 경고음이 커지면서 여수 관광이 양날의 검(劍)이 되고 있다. 관광객은 찾아와 돈을 쓰고 가기에 경제적 이득이 되지만, 그들의 발길은 환경과 시민의 삶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너무 적으면 지역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고 너무 많으면 관광지로서 매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 그래서 경제와 환경과 생활이 함께 유지될 수 있는 적정선이 중요하며, 장기적 안목의 관광정책이 요구된다. 그 균형이 깨질 때 관광지는 신음이 시작된다.

5월 초 황금연휴 기간, 거북선축제와 맞물려 여수에는 수많은 인파와 차량이 곳곳에 몰리면서 극심한 차량 정체를 빚는 등 방문객들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여기에다 일부 숙박업소는 납득하기 어려운 요금을 요구하는 등 민낯을 드러냈다.

▲ 지난 5월 5일 게장백반 음식점이 많은 여수시 봉산동 주택가 골목. ⓒ 마재일 기자

이순신광장과 종포해양공원, 게장백반 업소가 몰려 있는 봉산동, 수산물특화시장, 오동도와 엑스포장 인근, 만성리~미평 일대 도로, 시외버스터미널~ 중앙여고~오동도 구간 등 주요 도로가 수 킬로미터 밀리는 등 교통대란을 방불케했다. 마래터널 인근에서 4시간 동안 갇혀 있다시피 한 방문객들도 있었다.

특히 봉산동 게장백반거리 일대 주택가는 심각한 지경이었다. 이곳의 주차난·교통난이 수년간 지속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고 방문객들 또한 불편을 겪고 있지만 여수시가 그동안 내놓은 대책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시는 거북선축제 기간 관광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 통제영 길놀이 구간과 종포해양공원, 이순신 광장을 중심으로 교통대책을 마련했다. 축제가 열리는 주변 학교와 공영 주차장에 임시 주차장 확보와 시내버스 운행 막차 시간도 30분 늘렸다.

그러나 국제해양관광도시를 자처하며 올해 140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여수시의 대책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속수무책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문객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와서 불가피했다고만 둘러댈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거북선축제 기간을 매년 5월 첫째 주 금·토·일 3일간으로 정례화 했고, 4월 29일부터 이달 9일까지 근로자의 날과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어버이날과 대선 등 휴무일이 몰린 황금연휴로 여수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

▲ 지난 5월 4일 여수거북선축제 전야제가 시작되기 전 이순신 광장. ⓒ 마재일 기자

그런데도 여수시의 수용태세는 분명한 한계를 드러냈다. 이는 관광객을 끌어들이는데만 급급했지 방문객 관광의 질과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휴기간 교통대란은 밀려드는 관광객을 감당하기 어려워 토해내는 경고음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교통체증은 시민 삶의 질과 관광 편의를 함께 깎아내린다.

여기에다 일부 숙박업소의 바가지요금은 방문객들의 강한 불만을 샀다. 주중 4~8만 원, 토요일·성수기 10~12만 원 하던 숙박요금이 2배, 많게는 3~4배까지 올랐고, 일부 업소들의 입맛대로 정한 요금에 방문객들은 강한 분통을 터뜨렸다. 바가지 행태는 여수 관광의 신뢰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독버섯이 되는 만큼 자라나는 싹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한층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는 여수시가 지난해 10월 음식·숙박업소들의 불친절과 바가지요금을 뿌리 뽑겠다며 강력한 행정처분 등 특별대책을 내놓았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지속가능한 관광도시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거듭 요구된다.

아직은 심각할 정도는 아니라며 안일하게 대처를 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방문객들의 불편·불만이 지속될 경우 자칫 한방에 훅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수시가 방문객 1400만 명이라는 양적 팽창만 외칠 것이 아니라 고질화 조짐을 보이는 불만족 요인을 차단해 질 높은 관광과 시민 생활의 균형점을 찾는데 주력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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