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현 여수시의원 “긴급 상황에도 완도서 3시간 소요”
공원 내 주민 재산권 행사 제한…효율적 공원관리 필요
공원공단 “기재부에 요청해도 수년째 미반영…불투명”

▲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여수 금오도 일대. (사진=박근세)
▲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여수 금오도 일대. (사진=박근세)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끼고 있는 전남 여수시에 공원관리사무소가 없어 주민 불편은 물론 관리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국립공원공단 측이 사무소 필요성을 공감하고 인력과 예산을 수년째 기재부에 요청하고 있으나 반영되지 않고 있어 지역 정치권의 각성과 노력이 요구된다.

여수시의회 주재현 의원은 지난 15일 제225회 정례회 10분 발언을 통해 “공원 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40년 동안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는데다, 각종 인·허가를 받기 위해 완도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주 의원에 따르면 여수시에서는 금오도 지구와 거문·백도 지구 390.9㎢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1981년 12월에 지정됐다. 현재 사무소는 완도와 목포(서부)에 위치한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인 오동도 지구는 면적이 28.2㎢로 1968년 12월에 지정됐다. 현재 사무소는 경남 사천과 통영에 있다.

▲ 주재현 여수시의원.
▲ 주재현 여수시의원.

하지만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40년 동안 국가로부터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다. 더욱이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따른 각종 인·허가를 위해 다도해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있는 완도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실정이다.

금오도 지구에서 완도까지 211㎞, 거문도에서는 288.7㎞로 최적의 교통편을 이용했을 경우 왕복 6시간 내지 10시간 정도 걸린다. 교통편이 어긋나기라도 하면 타지에서 하룻밤을 묵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관리사무소가 멀리 있다 보니 국립공원 관리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금오도 지구에서 해양사고나 산불, 안전사고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국립공원 관계자들은 3시간 후에나 대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면적은 2266.2㎢에 이른다. 여수가 속한 완도의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사무소는 1139.4㎢, 3개 시·군, 202개 유·무인도를, 목포의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서부사무소는 1126.8㎢, 2개 시·군, 369개 유·무인도를 관리하고 있다.

이렇듯 광범위한 지역을 관할하는데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조직과 예산은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규모가 작다. 지난 7월 기준 완도‧목포 2개 사무소에는 105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한해 예산 200억 원 정도가 투입된다.
 

▲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여수 금오도 지구.
▲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여수 금오도 지구.
▲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여수 거문도‧백도 지구.
▲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여수 거문도‧백도 지구.

1인당 관리 면적도 차이가 크다. 설악산 국립공원은 1인당 관리면적이 2.4㎢이고 지리산 국립공원은 1인당 관리면적이 1.9㎢, 한려해상국립공원은 1인당 관리면적이 5.8㎢인데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은 1인당 관리면적이 19㎢이다. 주 의원은 “규모에 맞는 관리 인원 조정과 예산 편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탐방객 수에서도 압도적이다. 여수시가 속한 공원관리사무소 지구 탐방객 수는 한 해 162만 명인 반면, 서부사무소 지구 탐방객 수는 26만2000명으로 현격한 차이가 난다. 전체 탐방객 188만 2000명 중 여수시를 찾는 탐방객 수는 103만4400명으로 54.9%를 차지한다. 주 의원은 “인력과 에산이 형평성에 맞지 배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2021년 4월 시의회 공공기관 유치 특별위원회가 사무소장으로부터 동부사무소가 신설될 가능성이 있다는 답변을 듣기는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시 정부는 정부와 정치권에 관리사무소 여수시 신설을 강력히 요구해 줄 것”을 요청했다.
 

▲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여수 거문도 모습. (사진=마재일 기자)
▲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여수 거문도 모습. (사진=마재일 기자)

이에 대해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관리 거점 필요성이 수년 전부터 제기되면서 인력과 예산 확보를 위해 기재부에 계속 요청하고 있지만 반영이 안 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이날 이원화된 관리 체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오동도지구는 여수시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금오도, 거문·백도 지구는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 각각 담당하고 있다. 주 의원은 “자연자원조사나 탐방객 대응 등 관리 수준과 투입 예산‧인력에도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며 “오동도 지구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지구에 포함시켜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원 내 거주 주민들의 불편과 관리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지역사회 공론화는 물론 지역 정치권이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마재일 기자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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