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 사후활용 일부 대안으로 용역회사, 계획에 넣어
홍콩 등 해외 업체와 국내 3~4개 업체 투자 의사 타진
지역 의류 상인들 중심으로 거센 반발…현재 정체 상태
관광형 쇼핑시설 부재에 따른 인프라 차원서 필요성도


유통법 개정으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영업규제가 강화된 이후, SSM의 상품공급점, 작은 SSM형태의 편의점 등 ‘변종SSM’들이 또다시 골목상권을 잠식하면서 지역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손을 놓고 방관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최근 신세계, 롯데, 현대 등 대기업이 아웃렛 사업 확장에 뛰어들면서 아웃렛이 입점한 지역 상권들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양수산부가 여수박람회장 활용방안의 하나로 용역을 발주해 납품받는 과정에서 초저가 명품 아웃렛 업체 유치 추진 계획이 알려지자 여수지역 의류 상인들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수진남상가와 흥국상가 상인들은 상가거리에 ‘아웃렛 유치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강력 반대하고 있다. 상인들은 그동안 전남도지사, 해양수산부 장관 등에게 아웃렛 여수박람회장 반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남상가상인회 상인들은 지난 21일 지역 국회의원인 김성곤 의원과 가진 ‘박람회 사후활용 간담회’에서도 아웃렛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도 지역사회에 피해를 주는 사후활용은 반대한다며 정부 정책에 지역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토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여수시 흥국상가 거리에 걸려 있는 아웃렛 입점 반대 현수막.
이 같은 지역 상인들의 반발을 불러온 아웃렛은 여수박람회장 사후활용의 일부 대안으로 국내 아웃렛 업체보다 할인율이 높은 홍콩의 초저가 명품 아웃렛 업체를 유치하는 방안이 용역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 성업 중인 초저가 명품 아웃렛 업체와 테마파크와 키즈타운 등 해외 5개 업체, 국내 3~4개 업체와 투자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홍콩 초저가 명품 아웃렛 유치논의는 정체된 상태다. 박람회장 사후활용 방안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상권의 반발을 불러오자 진행을 중단한 것이다. 향후 이 방안이 구체화될 경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는 그동안 여수 관광의 한계의 지적돼 왔던 ‘관광형 쇼핑시설’ 부재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과 국제해양관광도시를 지향하고 1000만 관광객 시대 여수의 관광 인프라로서 명품 아웃렛이 하나쯤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동안 중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관광객이 몰려와도 쇼핑시설이 부족해 지나가는 관광지에 그쳐 온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광양시가 아웃렛 추진을 선점하고 나선 상황이고, 초저가 해외 명품 아웃렛이라고 내세우지만 고객 유인을 위해 지역 상권과 겹치는 패션 브랜드, 아웃도어, 생활용품 브랜드, 식당 등이 대거 입점해 결국 지역 상권을 초토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실제 대형아웃렛이 들어선 경기도 여주·이천·파주, 경남 김해, 충북 청주 등은 기존 상권과 전통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외 초저가 명품 아웃렛 입점과 관련해 여수세계박람회재단의 한 관계자는 “아웃렛 사업은 현재 진행하는 용역사에서 여러 가지 사후활용 방안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는 사안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행 여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주철현 여수시장은 후보 시절 “대형 해외명품아웃렛 매장이 여수박람회장에 입점하면 여수지역 상권이 초토화 될 것”이라며 대형 명품아웃렛 입점 반대를 분명히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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