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서울대·연대·고대 진학 실적
순천 75, 목포 66, 광양 63, 여수 21명

중앙부처 광주·전남 출신 공직자 1991명 중
여수출신 64명(3.2%)…순천 7%, 나주 6%,
해남 6%, 고흥 5% 군 단위 지자체보다 낮아

주 시장은 지역을 떠나는 우수 학생들을 붙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명문고 설립 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용역과 공청회 등의 과정에서 이에 대한 반박 여론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처럼 빠져 나가는 아이들이 외고에 얼마나 진학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고, 설사 외고를 진학한다 해도 지역 대학에 진학해서 지역에 뿌리 내리고 살 것이라고 기대를 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 외고가 이미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명문대 진학을 위한 입시학원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도 그렇다.

여수시는 명문고 설립 배경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수시의 ‘지역교육 환경 및 사립 외국어고 설립계획’ 자료에 따르면 여수지역 중3 성적우수학생의 최근 타 지역 고교 진학 현황을 보면 2012년 286명, 2013년 225명, 2014년 207명, 지난해 215명으로 매년 수백 명이 타 지역 고교로 진학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뿐 아니라 재학 중 전학자 수를 보면 2012년 212명, 2013년 217명, 2014년 145명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여수와 순천, 광양, 목포 등 인근 도시의 2015학년도 서울대·연대·고대 진학 실적을 보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여수는 21명(서울대 5, 연대 7, 고대 9)에 그친 반면 순천 75명(서울대 13, 연대 29, 고대 33), 목포 66명(서울대 11, 연대 24, 고대 31), 광양 63명(서울대 18, 연대 17, 고대 28)로 파악됐다.

시는 관내 고교의 학력 하향평준화의 한 원인을 지난 2005년 도입된 평준화 정책에서 찾았다. 평준화 이전 3년 동안 상위권(서울대·연대·고대) 대학에 281명이 진학했으나 평준화 이후 7년 동안 이들 대학에 진학한 학생 수는 284명에 그쳤다는 것이다.

중앙부처의 광주·전남 출신 공직자 1991명 중 여수출신은 64명(3.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 7%, 나주 6%, 해남 6%, 고흥 5%로 군 단위 지자체보다 훨씬 낮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같은 고교 평준화 지역인데다 그동안 지역사회가 인재를 키우는데 소홀히 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만큼 이에 대한 반성이 먼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굳이 고흥과 비교한다면 여수가 모든 면에서 고흥보다 나았으면 나았지 뒤질 것이 없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지역사회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특히 시는 관내 89개 학교에 한해 수십억원의 교육경비보조금을 지원하면서도 기대할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에 못마땅해 하고 있다.

시는 2009년 47억8800만원, 2010년 64억원, 2011년 64억원, 2012년 75억원, 2013년 80억원, 2014년 90억원을 지원했다. 올해도 관내 학교 3만7647명에게 90억원을 지원한다.

이는 올해 순천이 7억원(4만2569명), 광양이 42억원(2만1753명), 목포가 14억원(3만7828명)을 지원하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많은 액수다.

보조금 지원 대상별로 보면 초등학교(29%), 중학교(20%), 고등학교(50%), 기타(1%) 순이었다. 고등학교가 예산 절반을 차지한다.

분야별로 보면 지역인재 양성지원(38%), 영어교육 기반조성(30%), 예체능 교육 활성화(12%), 지역특화사업(8%), 지역학교육성(7%), 환경개선사업(3%), 우수교원 사기진작(2%) 등에 지원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보조금 지원에 대한 성과 분석이나 객관적인 평가도 없어 퍼주기식 지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 시장은 지난 3월 정례회서 “막대한 교육경비를 지원했음에도 불구 올해 졸업생 중 215명이 외지로 진학했고 비슷한 숫자의 학생들이 중학 재학 중 타지로 가고 있어 참담하다”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낸 바 있다.

여수시는 시민 여론과 지역 환경도 특목고 설립을 추진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 결과 시민 79.4%가 특목고 설립에 찬성하고, 반대 14.9%, 모름 5.7% 순으로 나타났다. 시는 지난 2013년 12월 14일 한길리서치가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들었는데 누가, 어떻게 여론조사를 했는지는 밝히지 않아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가 전남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지난해 9월 14일 발표한 용역결과를 보면 ‘여수시민이 타 지역으로 거주지를 이전하는 이유’는 생활환경(34.8%), 자녀교육(18.5%), 신축주택(16.8%), 저렴한 주거지(9.6%), 출퇴근 교통(7.9%) 순으로 나타났다.

‘자녀교육 중 학교별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고등학교(14.1%), 중학교(8.5%), 초등학교(8.1), 대학교(2.8%) 순으로 나타났다.

‘타 지역 거주자의 여수시 이주를 위한 개선책’에 대한 질문에는 생활여건개선(36.3%), 좋은학교(23.6%), 저렴한 주거지(23.4%), 교통개선(8.4%), 새주택 공급(6.8%) 순이었다.

여수시가 통계청에 의뢰해 2013년 4월 17~30일까지 열흘간 실시한 제3회 여수시사회조사 보고서를 보면 중학생 자녀가 있다면 ‘여수시 소재 고등학교’로 진학을 희망하는 가구는 80.2%, 관외 19.8%로 조사됐다.

외지진학 이유에 대해 ‘특성화 학교가 없어서’(36.4%), ‘지역학교의 수준이 낮아서’(31.5%), ‘성적 등 학생수준이 떨어져서’(14.3%), ‘외지에 사교육시설이 많아서’(14.3%)로 나타났다.

시는 가구주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소득이 많을수록 여수관외 고등학교로 진학을 희망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관내에서 관외 유출이 많은 중학교는 여도중과 안산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