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주승용·최도자 국회의원, 웅천·죽림 부실시공 현장 방문해 피해 상황 파악

“하자 보수 제대로 해 달라. 매년 임대료 5% 인상 비싸고 이해 안 간다”
부영 “하자 보수 연내 마무리 어렵다…지킬 수 없는 약속 왜 했냐” 질타
입주민들, 비산먼지·주차장 누수·옹벽붕괴·주민자치회 구성 등 대책 요구

여수 웅천·죽림 부영아파트 부실시공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당 주승용(여수을), 최도자(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아파트 현장을 방문해 입주민들의 피해 상황을 듣고 부영 측에 조속한 하자 보수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주승용·최도자 의원은 지난 9일 오후 2시 30분 웅천 부영3차아파트 내에 마련된 A/S종합상황실을 방문했다. 이날 부영그룹 이기홍(영업부문) 사장, 최상태(고객지원부) 사장, 최양환(건설부문) 사장 등 임원들도 함께 참석했다.

▲ 국민의당 주승용·최도자 국회의원이 지난 9일 여수 웅천·죽림 부영아파트 부실시공 현장을 방문해 부영 측과 입주민들의 피해 상황을 듣고 있다.

이날 이기홍 사장은 “9일 현재 887건의 하자가 접수돼 27건 처리 완료, 576건이 미처리된 상태이며, 직원 7명과 작업자 40명 등이 투입돼 하루 27건 하자를 처리하고 있으나 매일 10건씩 추가로 신규 하자가 발생해 연내 마무리가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도자 의원은 “연내 보수가 어렵다는데 왜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했냐”며 “부영 정도면 충분히 조속히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만큼 인원을 더 투입해 연내 마무리 해달라”고 했다. 최 의원은 “전국 각지에 부영이 아파트를 짓고 있는데 아파트다운 아파트를 지어라. 이런 일이 있으면 되겠냐”고 질타했다.

부영 측은 앞서 주철현 여수시장과 여수시의회 경제건설위 소속 의원들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 웅천·죽림 총 4290세대에서 발생한 하자 접수건을 이달 20일까지 마무리하고 30일까지 전수조사와 안전 점검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웅천 부영아파트 입주민들은 욕실과 현관 타일 무너짐 외에도 과도한 임대료, 타일 보수 공사 시 발생하는 비산 먼지, 지하 주차장 누수, 옹벽 붕괴, 단지 내 쪽문 설치, 주민자치회 구성 지원 등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입주민 A씨는 “현재 웅천 부영아파트에 주민자치회가 운영되지 않다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해도 협의할 곳이 없다. 하자가 발생해 관리사무소에 얘기를 해도 담당부서가 아니라며 하자 부서에 얘기하라고 한다. 핑퐁게임을 하는 탁구장이다. 창구를 단일화해 주민 불편이 없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특히 “죽림 부영아파트의 경우 주민자치회를 구성할 때 부영이 방해공작을 했지 않느냐”며 “자율인지 아는데 구성할 때 부영이 적극 도와 줘야지 왜 방해하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기홍 사장은 “입주자 대표회의 구성은 자율이다. 부영 1차의 경우 두 달간 공고를 내기도 했지만 생업이 바쁘고 무보직 봉사직이다 보니 구성이 잘 안 된 것 같다. 방해공작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 피해 상황을 말하고 있는 웅천 부영아파트 입주민.

A씨는 또 “화장실뿐만 아니라 현관 앞쪽도 엄청나게 많은 하자가 발생하고 있다. 비산먼지 때문에 사람이 죽을 지경이다. 현장에 책임자가 나와서 작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을 해야 될 것 아니냐. 하도급 업체 작업자들만 보내서 뭐가 되겠느냐”며 “이불이며 장롱이며 바닥이며 온통 하얗게 변해 3일간 쓸고 닦았다. 책상에 앉아 전화로만 확인하지 말고 현장에 와서 직접 확인을 해라. 입주민들도 먹고 살기 바쁜데 하자 보수 마무리 청소를 왜 입주민들이 해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그러면서 “하자 보수가 제대로 안 되면 단체 행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부영아파트 단지가 여수에 많은데 현재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부영이 전남 동부권을 기반으로 큰 기업이 됐으면 사회환원을 해서 동부권 주민들이 편안하게 살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불안해서 살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부영은 1년마다 5%씩 임대료를 인상하는데 낮춰야 한다”며 임대료 인상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입주민 B씨는 “아파트가 준공이 나자마자 옹벽이 무너졌는데 안전상 문제가 되겠다 싶어 보수를 요청했더니 분양할 때 하겠다고 했다”면서 “즉시 보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 부영이고 시청이고 관련자들이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웅천 부영아파트는 10년 임대 후 분양전환이 예정된 아파트다.

그는 또 “주민을 위해서 아파트를 지었는데 입구가 하나 밖에 없다. 쪽문 하나 내어 달라고 하면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고, 직선으로 갈 수 있는 길도 무거운 짐을 들고 빙 돌아서 가야하고 버스 노선도 적고, 모든 것이 주민한테는 적용이 안 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B씨는 “이 아파트가 주민을 위해서 지은 것이 아니고 당신네들(부영) 이익만을 위해서 지어놓은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답답하다. 부영이라는 회사가 여수에서 일어났으면 여수 시민한테라도 뭔가를 줘야 하는데 그게 전혀 없다. 시민들이 이구동성으로 불신이 너무 크다고 얘기한다. 이렇게 건물을 부실하게 지을 수가 있느냐. 한 번 지을 때 좋게 지으면 돈도 안 들고 사는 사람도 기분 좋은데 (부영이)불신을 너무 줬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 주차장 천정에서 석회물이 떨어져 차에 석회 얼룩이 생겨 관리사무소에 연락했더니 식초 물로 닦으란 말을 듣고 그렇게 했는데 얼룩이 지고 차 코팅이 벗겨서 스크래치가 발생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주차장 보수는커녕 차 손상에 대한 말 한마디도 없다”고 다른 입주민이 당한 피해를 대신해 전했다.

▲ 여수 웅천 부영아파트.

현재 피해 상황을 들은 주 의원은 “입주한지 2년 정도 됐으니 지금쯤은 모든 하자가 나와야 한다. 현재 화장실과 현관 타일이 떨어지고 있는데 그렇지 않은 집도 있다. 내년에 떨어질지, 내후년에 떨어질 수도 있다. 절반에 가까운 세대가 하자가 발생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며 “당연히 부영 측이 하자 보수를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타일 하자 보수 후 청소 등 마무리는 입주민들이 알아서 해라, 이것은 아니다. 부영 측이 청소도 해야 한다”며 “타일 문제만 하더라도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인데 타일만 붙여주고 입주자 홀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제대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임대료가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 주 의원은 “임대료 인상은 국정감사에서 조사를 해보니 1년에 5%씩 올리는 것은 너무 비싸다. LH공사도 1년에 2.5% 올린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고 매년 임대료를 5% 인상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연내 3%이내로 임대료를 제한하는 법안이 현재 입법화 돼 계류 중이다. 개정된 법이 나올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의원도 “1년에 임대료를 5%씩 인상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기홍 사장은 “임대료 인상 제한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입법화 과정에 있으니 지켜보자”는 원칙적인 입장만 밝혔다

주 의원은 또 “현재 죽림 부영만 주민자치회(임차인협의회)가 구성되어 있는 데 다른 아파트도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주 의원은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은 제가 18년 전 여수시장할 때 ‘여수시민의 상’ 제1호 수상자였다. 여수·광양 등 전남 동부권에서 시작해 재계 16위까지 성장한 만큼 이미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이어 “부영이 사회공헌 사업도 많이 한다. 부영 측은 부영아파트에 사는 분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 국민의당 주승용·최도자 국회의원이 지난 9일 여수 웅천·죽림 부영아파트 부실시공 현장을 방문해 부영 측과 입주민들의 피해 상황을 듣고 조속한 대책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요구했다.

주 의원은 말미에 참석 입주민들에게 여수경찰서 출신으로 전남동부권을 책임지고 있는 박태곤 이사와 여수시청 간부 공무원으로 퇴임한 민화기 이사(전 여수시 도시개발사업단장)와 김회근 이사(전 여수시 도시계획과장)를 소개하면서 “(타일 외 하자 등에 대해)처음 알았다. 오늘 안 왔으면 묻힐 것 아니냐. 서로 소통해서” 잘 해결해 나갈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날 주 의원이 입주민 100여명이 나올 줄 알았는데 10여명밖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하자 입주민들은 홍보가 전혀 안 됐다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이선효 여수시의원은 “부영이 아파트 공사를 할 때 재촉하는 것 같더라. 이런 이유 때문에 하자가 생긴 것 같다. 공사 기간을 충분히 잡아서 이런 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실시공 사태 이후 이날 부영그룹 사장단이 총출동했으나 공식적인 사과는 한마디도 없었다. 현재까지 공식 사과는 웅천부영2차 아파트 관리소장 명의가 전부였다.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은 최근 자신의 고향 순천을 방문해 시제에 참석했으나 여수 부실시공 아파트 피해 현장은 둘러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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