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현 시장 신년 기자간담회서 “주민들이 반대하면 이마트 트레이더스 불허” 밝혀
찬성 시민들 “입점 무산되면 여수에 더 이상 살고 싶은 생각 없다…현명한 판단을”

주철현 여수시장이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면 웅천 이마트를 허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창고형 대형할인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 입점을 찬성하는 시민들의 항의성 민원도 제기되면서 찬반양론이 더욱 팽팽해지고 있다.

주 시장은 지난 4일 여수시청 상황실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역 중소상공인들의 보호를 위한 시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입점 불허를 시사했다. 주 시장은 이어 “웅천 이마트는 아직 정식 허가신청이 접수되지 않은 상태로 현재 경관 관련 재심의가 결정된 사항”이라며 “지난해 11월 시민위원회와 전통시장 및 상가번영회 대표단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서도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트 측이 이미 토지매매 약정을 체결하고 계약금 일부를 지급한데다 불허에 맞서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 등 법적조치를 강행할 경우 진통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이마트 트레이더스 입점을 찬성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아 향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뜨거운 논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여수 서시장에 걸린 이마트 트레이더스 입점 반대 펼침막.

지역의 중소상인, 전통시장, 시의회 등은 소매업은 물론 도매업의 생존권까지 심각하게 위협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진출은 절대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마트 입점반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박준덕)’는 매일 시청 민원실 앞에서 입점 반대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비대위는 최근 이마트 본사를 찾아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며, 진남상가와 흥국상가, 전통시장, 주요 도심 일대에 입점 철회를 촉구하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대책위는 “현재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3개의 대형마트에서 매년 2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이 매출액의 80%가 우리 지역에서 증발해 서울에 있는 본사로 올라가고 있어 지역의 자금이 메말라 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상황에서 연 매출액 평균이 1000억 원에 달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입점하게 되면 전통시장과 소매업은 물론 도매업 까지 피해범위가 확산돼 지역 상권의 붕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단순히 싼 가격의 물건을 사는 문제가 아니라 생존권의 문제다”며 절박한 입장이다.

여수시의회도 지난달 제173회 정례회에서 입점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시의회는 “(주)이마트에서 웅천지구 택지에 추진하고 있는 창고형 대형할인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 입점은 지역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붕괴와 지역경제의 파탄을 가져오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적정 인구수는 15만 명 정도로 우리지역에 는 이미 3개의 대형마트가 입점해 골목상권이 붕괴되고 전통시장이 위축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입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창고형 대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입점계획 철회 ▲여수지역 이마트의 현지법인화 ▲오림동 이마트 입점시 약속한 사회공헌사업 이행과 확대를 요구했다.

▲ 여수시 학동 도로가에 걸린 이마트 트레이더스 입점 반대 펼침막.

반면, 오히려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혀 활발한 소비활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순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와 함께 젊은 사람들이 계속 거주하고 이사하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정주여건 개선 차원에서라도 입점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여수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소비자 선택권을 존중하고, 소비 진작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정주여건 개선 등의 논리를 펴며 이마트 트레이더스 입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모씨는 5일 “광양에 아울렛이 완공되면 여수 거주자 이탈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이번 이마트 트레이더스 입점이 무산 되며 여수에 우리 애들 데리고 더 이상 살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여수시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적었다.

최모씨는 댓글에서 주 시장의 “시민이 허가를 내주지 말라면 내주지 않겠다”는 발언에 대해 시민의 찬성 의견도 듣고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오히려 해년마다 생겨나는 로컬푸드가 상인들에게 더 치명적일 것이다”며 입점을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점을 찬성한다는 김모씨도 “광양시는 최고로 인구가 늘어났는데 정말로 너무한다. 박람회장에 아울렛이 들어왔다면 크루즈부두도 활성화되고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역시 시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입점 관련 언론 기사 댓글에서는 “투표로 결정하자. 그럼 인정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처럼 찬반양론이 팽팽한 가운데 주철현 시장이 다양한 여론 수렴을 통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객관적이고 정확한 여론 수렴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에 있어서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입점을 반대하는 측은 시위, 펼침막 게시, 항의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여수시나 의회를 압박할 수 있지만 찬성 측은 시청 게시판이나 언론 기사의 댓글 정도의 의사 표명에 그치고 있어 의견 전달에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의견 수렴의 한 창구인 여수시민위원회 지역경제분과위는 입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여수신문>이 지난해 11월 일주일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총 429표 가운데 93%에 달하는 299표가 압도적으로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찬성 의견도 적지 않음을 말해 준다.

일각에서는 주 시장이 최근 입점 불허 쪽으로 방향을 잡는 듯한 발언을 내놓고 있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굳이 실체가 분명한 반대 측과 대립해 여론을 악화시킬 필요는 없다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찬성 여론도 적지 않은만큼 지역사회의 불필요한 소모적인 논쟁이 되지 않도록 중지를 모으는 민주적 과정을 통해 여수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대응해 나가는 주철현 시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이마트는 여수 웅천택지개발지구 관광휴양상업지구 1-3블록에 지하2층, 지상6층 총 면적 5만5366㎡의 창고형 할인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 건립신청서를 여수시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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